유미의 기록들

[독서 기록 -2]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본문

독서 기록

[독서 기록 -2]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지유미 2022. 7. 18. 00:29
728x90
반응형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대표적인 소설인 노르웨이 숲을 처음 읽었을 때, 풍부하고 매력적인 문체과 구체적인 설정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밤새 읽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글만으로도 상상력을 이렇게 선명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루키의 소설은 많이 읽었지만,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자서전이나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에 관심이 생기게 된 시점에서 달리기를 행위를 축으로 한 회고록인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저자는 책에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내밀한 이야기는 담지 않는 편인데, 작가 생활 중심의 회고록만은 쓰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그만큼 달리기는 하루키에게 작가 생활에 필수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 묘비명으로 작가(그리고 러너)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써넣고 싶다는 것으로 보아, 문학과 마라톤은 거의 같은 비중으로 그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하루키는 달리기라는 매개를 통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마음가짐과 실천의 지표가 필요한지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먼저, 소설가로서 성공하는 중요한 자질은 재능, 집중력, 지속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 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 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어떤 일이나 직업이든, 지속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는 항상 처음에는 불타오르는 의욕으로 완벽한 계획과 집중력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소한 핑계가 생기고 열정의 불씨가 작아지다가 소멸해버린다. 그렇게 처음의 열정도 공허하게 만들며, 내가 바라던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인 작업을 할 때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에게는 그녀들에게 어울리는 페이스가 있고 시간성이 있다.
나에게는 나에게 적합한 페이스가 있고 시간성이 있다.
그것들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며,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것이다.

 

하루키가 찰스 강변에서 달리기 연습 중에 하버드의 신입생처럼 보이는 그녀들에게 추월을 당하지만 분하다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면서 느긋하게 달린다. 나는 이런 일이 있을 때 조급해하며 나를 패배자로 여겼다. 사람들은 각자 적합한 삶의 방식이 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나를 비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생각하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방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나의 일상 속에서도 하루키의 부지런하고 참을성이 강한 체력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28x90
반응형
Comments